2025년 다문화가정 및 외국인 데이터 소비 특성 비교
2025년 대한민국은 더 이상 단일 민족 기반의 사회가 아니다.
법무부와 통계청에 따르면, 2025년 기준 국내 체류 외국인은 약 260만 명을 돌파했고, 다문화가정은 전체 가구의 4.6%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는 한국 사회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그중 하나가 바로 디지털 환경에서의 이용 행태 차이다.
특히 모바일 데이터 소비 패턴은 개인의 생활 습관과 문화, 경제력, 언어 능력 등에 따라 상당히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어, 다문화 사회로 전환 중인 한국에서 꼭 주목해야 할 변화다.
외국인 거주자와 다문화가정 구성원들은 대부분 스마트폰을 기본 소지하고 있으며, 이제는 단순히 정보 검색이나 소통 도구를 넘어, 한국 사회에 적응하고 정체성을 유지하며 사회적 연결을 형성하는 주요 매개체로 데이터 기반 서비스를 활용하고 있다.
이러한 디지털 이용 행태는 그들이 누구와 연결되어 있고, 무엇을 소비하며, 어떤 방식으로 정보를 흡수하는지를 드러내는 중요한 지표가 된다.
하지만 일반 국민과 외국인, 다문화가정의 데이터 사용 방식은 분명히 다르다.
단순히 통계 수치를 넘어, 그 이면에는 언어 장벽, 정보 접근성, 문화적 습관, 플랫폼 선호도 등 복합적인 요소가 작용한다. 따라서 외국인 단독 거주자와 한국 국적의 배우자 및 자녀가 함께 사는 다문화가정의 데이터 사용 특성을 나누어 살펴보는 일은, 보다 세밀한 디지털 정책과 사용자 맞춤형 콘텐츠 설계에 큰 도움이 된다.
본 글에서는 2025년 현재의 실태를 중심으로, 외국인과 다문화가정의 데이터 소비 형태를 비교·분석하고 그 차이가 나타나는 이유와 그에 따른 사회적·산업적 함의를 함께 살펴본다.
외국인과 다문화가정의 데이터 사용량과 주요 이용 목적 비교
2025년 기준, 외국인 단독 거주자의 하루 평균 모바일 데이터 사용량은 약 6.2GB, 다문화가정 구성원의 평균 사용량은 약 8.4GB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국민 평균인 9.6GB보다는 낮지만, 일부 연령대(10~30대)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
데이터 사용량 차이는 주로 사용 목적과 접속 시간대, 콘텐츠의 종류에서 비롯된다. 외국인 거주자는 주로 메신저(WhatsApp, WeChat, Messenger), 영상통화 앱, 모국 뉴스 사이트, SNS 플랫폼 등을 통해 고국의 가족 및 지인과 연결되고자 한다. 또한 대부분의 커뮤니케이션은 자국어 기반 앱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며, 이를 통해 사회적 연결 유지와 외로움 해소가 중요한 데이터 소비 동기다. 이들은 하루 평균 약 2시간 이상을 영상통화와 스트리밍 콘텐츠에 사용하며, 유튜브, 페이스북, 틱톡은 언어 장벽이 적고 직관적인 플랫폼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반면 다문화가정은 구성원의 다양성에 따라 데이터 소비 목적이 보다 다양하고 한국 생활에 밀접한 정보 활용이 특징이다.
예를 들어, 부모는 고국의 콘텐츠와 한국 생활 정보(행정, 의료, 교육) 둘 다에 관심을 가지며, 자녀는 대부분 한국어 기반 플랫폼에서 친구들과의 관계, 학습, 게임 등 다양한 콘텐츠를 소비한다. 특히 청소년 자녀의 경우, 데이터 사용 패턴이 일반 한국 청소년과 거의 동일하거나 그 이상인 경우도 많다.
또한 다문화가정에서는 가족 간 데이터 공유율이 높고, 가정 내 Wi-Fi 환경을 활용하는 빈도도 외국인 단독 거주자에 비해 높은 편이다. 이러한 구조는 데이터 사용량뿐 아니라 사용의 목적과 심리적 동기에도 차이를 만든다.
플랫폼 선호도, 콘텐츠 유형, 언어 장벽 영향에 따른 데이터 소비
외국인과 다문화가정 구성원이 사용하는 플랫폼과 콘텐츠 유형은 언어 장벽, 디지털 활용 역량, 문화적 익숙함에 따라 크게 나뉜다.
외국인 사용자 중 특히 중국, 베트남, 몽골, 필리핀 등 아시아권 사용자들은 국가별 인기 앱(예: Zalo, Baidu, Viber, Line 등)을 그대로 사용하거나 해외에서 접속 가능한 VPN 기반 콘텐츠 플랫폼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국내 콘텐츠 접근에 대한 언어 장벽이나 문화적 거리감 때문으로, 자국 커뮤니티 중심으로 정보와 콘텐츠를 소비하는 폐쇄적 구조를 갖는 경우가 많다. 반면 다문화가정의 경우 자녀를 중심으로 한국 플랫폼 적응력이 매우 높으며, 넷플릭스, 유튜브, 카카오톡, 네이버, 틱톡 등 국내 주요 앱을 자연스럽게 사용하는 비율이 높다.
특히 초등~고등학생 자녀는 학교 교육과 또래 문화 속에서 국내 플랫폼 사용이 생활화되어 있으며, 부모와의 플랫폼 간 괴리감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콘텐츠 유형에서도 차이가 난다. 외국인은 주로 실시간 뉴스, 해외 드라마, 스포츠 경기, 고향 관련 영상을 소비하는 반면, 다문화가정 구성원은 쇼핑, 학습, 게임, 브이로그, 한국 예능 등 엔터테인먼트 중심의 소비가 뚜렷하다. 이는 콘텐츠 선택 기준이 정체성 유지 vs 문화 통합으로 갈리는 구조를 보여준다. 또한 다문화가정 자녀의 경우, 이중언어 콘텐츠나 한국어 자막이 있는 외국 콘텐츠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 양문화 콘텐츠 수용력이 높다는 특징도 있다. 이는 앞으로 다국어 기반 콘텐츠 제작이나 번역 서비스의 확대가 데이터 소비 트렌드를 다양화하는 데 중요한 요인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데이터 소비는 문화이자 연결이다
2025년 현재, 외국인과 다문화가정의 데이터 사용은 단순한 인터넷 트래픽 수치가 아니다. 그것은 문화, 정체성, 소속감, 사회 통합 수준을 반영하는 디지털 생활의 단면이다. 같은 지역에 거주하더라도, 누가 어떤 플랫폼을 쓰고 어떤 언어로 콘텐츠를 소비하는지는
그 사람의 사회적 위치와 정체성, 적응 단계 등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신호가 된다.
외국인의 경우 디지털 고립과 언어 장벽, 문화적 배경의 차이로 인해 한국 콘텐츠 접근성과 참여도가 낮은 반면, 다문화가정은 특히 청소년층을 중심으로 한국 사회의 디지털 생태계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이러한 차이는 향후 디지털 포용 정책과 다문화 대상 정보 콘텐츠 설계에 있어 중요한 기준이 될 수 있다.
앞으로 필요한 것은 단지 데이터를 ‘더 많이’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문화와 언어의 다양성을 반영한 데이터 환경 구성이다.
외국인과 다문화가정이 각자의 언어와 문화로 정보를 접근하고, 동시에 한국 사회의 플랫폼과 콘텐츠를 함께 소비할 수 있도록 접근성, 사용성, 다양성이 균형 있게 제공돼야 한다.
또한 통신사와 콘텐츠 제공자는 특정 언어·국적 사용자에게 맞춤형 콘텐츠 추천 시스템, 다국어 데이터 플랜, 이중언어 교육 콘텐츠, 문화중심 SNS 캠페인 등을 통해 데이터 소비의 다양성과 포용성을 확대해나갈 필요가 있다.
디지털 사회에서 데이터는 곧 관계이고, 문화이며, 참여다.
외국인과 다문화가정이 ‘소외된 사용자’가 아닌 ‘적극적인 디지털 시민’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우리는 데이터 소비를 사회적 관점에서 다시 바라봐야 할 시점이다.